여행(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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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
고향으로 부터 도망치듯 여행이란 명분으로 숨 한번 쉬기 위해서 여기까지 도달했다. 가족도 지인, 친구, 연인, 모든 인연들을 뒤로한채. 이렇게 비오는 거리를 걷고 걸어서, 나 조차도 어딘지 모를 익숙하지 못한 간판앞에 도착했다. 뜻을 헤아리지 못한채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 무작정 아무런 생각없이 가게문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은 부산스러움과 흥분의 하모니를 이루었다. 일상에 지친이들은 하모니 속에서 활력을 찾아갔고 나 또한 그러한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간단한 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추위속을 떨며 왔지만 이상하게 목을 축이는 시원한 맥주를 찾게 됬다. 가게 안의 분위기도 한몫했으리라. 주변의 말소리에도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혼자 왔기에 지루함을 달래보기 위함으로 말이다. 활력 돋은 분위..
2024.01.26 -
캠핑
코시국 코로나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매일같이 생각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또는 내가 가장 소중하다 생각하는 이들과 함께 캠핑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오히려 사람들이 못가면 못하면 하고싶어지는 심리가 더더욱 강해지는거 같다. 정말 거두절미하고 너무나도 가고싶다. 그냥 요즘 생각도 많아지고 하고싶은것도 많은데 너무 가고싶은 그놈의 여행, 못 가서 이러다 한으로 남는것 아닌가 모르겠다. 전에 쓴 글 중에서 오죽하면 책을 하루종일 잡고 마음을 다스리려고 읽고나서 글을 쓰고도 솔직한 마음으로는 백신을 다 접종받고 뛰쳐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수 없는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알고있다. 게다가 정말 충격적인것은 우리들은 더 이상 마스크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절망적이다. 아무리 내성이..
2021.06.15 -
사막
목에 침이없이 말라가고 있었다. 목이 마르지만 내가 갖고있는 물을 한번에 삼킬순 없었다. 그럴수 없었다. 나 이외에 다른 이들을 챙겨야만 한다. 아니 이제 없던가? 지금 나 혼자인지 아니면 누군가와 같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판단이 서질 않는다. 아니 내가 지금 어디있는거지? 여기는 어디쯤인가?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겠다. 살은 이미 타들어간지 오래이고 바싹 타들어가는 입술은 물을 갈구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목이 마르다. 당장에라도 물통에 들어있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싶었다. 하지만 극한의 인내심으로 나는 계속 걸었다. 지금 이 방향이 맞는지 틀린지 그런 의심은 벗어던진지 오래이다. 체력은 한계를 다하가고 그렇게 한방향으로 전진한지 몇시간 아니 몇일? 잠에 들었던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난 분명히..
2021.06.14 -
여행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닌, 책을 통해서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어서 참 뭘 말씀드릴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복잡한 생각이더라도 간단하게 풀어서 말하는 방법을 계속 찾지만 찾으면 찾을수록 참 어려운 게 말하는 방법과 이렇게 글을 쓰는 방법이더군요. 일단 여행은 재미있었습니다. 그동안 돌아볼 겨를 없던 상황도 돌아보면서 책을 통해서 간첩적으로 경험을 쌓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뭐 무슨 책 어떤 책 장르 등등 무언가를 읽고 읽은 책을 독후감 쓰듯이 쓰는 게 아니라 그냥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느낀 점은 항상 여행을 하면 사진과 기억 추억이 남았는데 없는 여행을 한 기분이 들더군요. 직설적이고 조금은 솔..
2021.03.03 -
-입구-
별로 다른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냥 일상적인 카페의 그것과 똑같았다. 분명히 그러했다. 처음 갔을 때도 진하게 풍기던 커피 냄새도 깔끔한 분위기의 테이블도 똑같이 주문하던 미지근한 아메리카노, 나보다 먼저 들어온 몇몇 테이블 서로 수다를 떨던, 그냥 이어폰 끼고 앉아서 공부를 하던 그것도 아니면 책을 읽고 있던 스마트폰을 하던 그냥 똑같은 카페였다. 뭐 오랜만에 봐서 내가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었다. 신문을 보는 사람을 너무나 오랜만에 봤다. 우리 아버지도 눈이 안 좋아지셔서 그냥 뉴스만 보시는데, 신문이라 그 신문 특유의 냄새를 오랜만에 맡아서 그런지 어릴때가 갑자기 떠올랐다. 어릴 때라면 오지도 않았을 이곳을 집보다도 더 오래 있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렇게 특색할만한 특이할만한 카페는 분명히 아..
2021.01.15 -
-휴식-
옛날에는 여름이면 산속으로 놀러 가서 나무 밑에 모여 앉아서 수박을 먹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옛날의 그때처럼 여유로운 모습이 많이 없어지고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고 지금도 조금이나마 생각하면서, 여유를 갖고는 싶지만 마음이 옛날처럼 쉽사리 먹어지는 게 아니라서 더더욱 갑갑해지고 조급해지는군요. 이때의 여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나무 밑에 바람맞아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매미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게 그립게 될 줄은 몰랐네요. 조급하고 갑갑하고 좀 쉬어가고 싶은데 그것도 힘들고 이상한 이름의 번 아웃 증후군을 인터넷으로 알게 됐을 때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자부하던 저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이렇게 다 타버린 저만 남아버려서 참 씁쓸하네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늘에 앉아서 마음 편히 ..
2021.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