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2021. 1. 15. 07:40널어 놓은것/상상

별로 다른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냥 일상적인 카페의 그것과 똑같았다. 분명히 그러했다.

 

처음 갔을 때도 진하게 풍기던 커피 냄새도 깔끔한 분위기의 테이블도 똑같이 주문하던 미지근한 아메리카노, 

 

나보다 먼저 들어온 몇몇 테이블 서로 수다를 떨던, 그냥 이어폰 끼고 앉아서 공부를 하던 그것도 아니면

 

책을 읽고 있던 스마트폰을 하던 그냥 똑같은 카페였다. 뭐 오랜만에 봐서 내가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었다.

 

신문을 보는 사람을 너무나 오랜만에 봤다. 우리 아버지도 눈이 안 좋아지셔서 그냥 뉴스만 보시는데,

 

신문이라 그 신문 특유의 냄새를 오랜만에 맡아서 그런지 어릴때가 갑자기 떠올랐다.

 

어릴 때라면 오지도 않았을 이곳을 집보다도 더 오래 있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렇게 특색할만한 특이할만한 카페는 분명히 아니었다. 

 

근데 분명히 무언가가 달랐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공기의 냄새 라던가, 가끔은 외국에 가보지 않았지만

 

외국의 그 특유의 탄 냄새가 날 때도 있었다. 그것뿐 이라면 다행일 거다.

 

커피를 주문하러 들어오는 사람들도 무언가 이상했다.

 

입구에서부터 들어오는 사람들이 옛날 복장을 입은 것처럼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귀족들이 입던 옷을 입은 것처럼 겹쳐 보일 때도 있었고 개중에 한복 입은 사람도 있었다. 

 

카페의 입구가 2곳이라 꼭 저곳에서 들어온 사람만 그렇게 보였다.

 

그렇게 큰 카페도 아니었기에 사람들도 많이 오는 카페도 아니었다. 나도 이곳의 단골로 온지도 꽤 오래되었지만

 

이 날은 무언가 달랐다. 

 

카페 입구 위 종소리에서 청아한 소리와 함께 문 소리가 들릴 때, 알 수 없는 냄새와 그렇게 복장이 겹쳐 보인 사람들이 

 

들어올 때가 오늘 가장 이상한 날이었다. 분명 이상한 날이었다.

 

뭐 지금은 이 카페에 단골로 이용한 날 중에 가장 재미있는 날이었고 가끔 이런 현상을 겪게 되면 

 

그날은 핸드폰으로 옛날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게 내 낙중에 하나가 되었다.

'널어 놓은것 > 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HOPE  (0) 2021.05.28
  (0) 2021.05.21
-목걸이-  (2) 2021.01.07
-태엽 소리-  (4) 2021.01.06
-제빵공장-  (0)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