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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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2-
의식이 끊긴건지 아니면 내가 정신을 잃었던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나는 앉아있었다. 내가 숨어있던 그곳에서 젊고 어리숙한 그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기억이 끊겨있었다. 숨고를 상황없이 내 눈앞에 그가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끔찍한 미소와 함께. 눈짓으로 투명한 유리잔에 담겨있는 음료를 권했다. 알수없는 음료였지만 숨고를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음료를 들이켰다. 상당히 맛있었다. 덕분에 긴장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내 눈앞의 저 존재만 없었다면 수천살을 살아온 저 존재만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말이다. 자신의 눈앞에서 음료를 다 마신것을 본 그는 만족한 미소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했었던 발버둥에 대해서 말이다. 인상깊었다. 의자에서 일어나서 나에게 했던 첫 마디였다. ..
2022.09.14 -
발전소
발전소의 불빛은 영롱했다. 현재 지하에서 가장 많은 권력과 현재의 지도층이 돼버린 발전기 전문가들, 그들의 권력에 도전할수는 없었다. 그들이 우리들의 태양을 움켜쥐고 있기에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지상에서 허겁지겁 지하로 도망쳐온 무뢰한들도 그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전문가들, 엔지니어들이었던 그들은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우대받던 자들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걷잡을수없이 흘러갔고 그들은 그 기회를 잡았다. 무소불위의 권력. 자신들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만 남겨주는 그 지식은 권력의 기반이기에, 그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았다. 이에 따른 책임도 따랐다. 발전소는 계속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지하 깊은데서 나오는 광물은 한정적이었고 한계가 명확했다..
2022.06.25 -
성배전쟁
오랜전에 시간이 많이 흘러간 지금 내가 사는 세상에 역사는 상당부분 소실되고 말았다. 덕분에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있는 문자를 이용해서 기록을 남겨놨다. 큰 사건이 벌어졌고 사람들은 어떻게든 문서로 전하려 했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쓰러졌다. 상식적으로 사용하던 기기는 위기의 순간에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들에게 남은것은 잘 사용하지 않던 두손과 펜 그리고 종이 뿐이였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입을 통하는 방법과 훼손되기 쉬운 종이와 사진은 여러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나의 이익집단의 상징은 사람들에게 여신으로 숭배받는 심각한 해프닝부터, 누군가가 남겨놓은 비슷한 음료잔 사진은 같은 심벌이 그려졌다는 이유로 성배가 되고, 그렇게 이곳 저곳에..
2022.06.18